중풍 남편에 설탕물만 먹인 아내 ‥ 누가 그녀를 비난할 것인가중풍 남편에 설탕물만 먹인 아내 ‥ 누가 그녀를 비난할 것인가

Posted at 2011. 1. 2. 12:42 | Posted in 교양/심리학의이해

 
5월 1일 SBS '긴급출동 SOS 24'에서는 중풍에 걸린 남편에게 1년 3개월동안 설탕물만 먹인 아내에 대한 내용이 방송됐다. 긴급출동 취재진이 찾아갔을때 남편은 침대에서 외롭게 생활하며 머리맡에는 설탕물이 담긴 사발과 빨대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관리를 받지 못한듯 온몸에는 각질이 가득하고 배는 꺼지다 못해 움푹 패여 있었다.

아내는 남편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도움을 주려는 것도 거부하고 있었으며 남편은 주변 사람들이 몰래몰래 주는 밥따위를 아내몰래 숨겨두고 먹는다고 했다. 거동도 할 수 없어 오로지 쓸수 있는 한쪽 팔로 자신의 배변을 치우기도 하고 휴지로 자신에게 떨어진 각질을 모아 버리기도 한다며 끔찍한 상태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취재진이 죽을 가져가서 먹여주자 남편은 연신 고맙다고 하며 받아먹기도 했다. 이들 부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남편과 아내는 대화가 없어진지 오래였고 서로를 보아도 무관심하며 아내는 외출하고 들어올때 남편에 대한 존재를 아예 무시하고 살고있었다. 혼자 따로나가 살고있다는 아들을 찾아갔을때 취재진은 의외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아버지에 대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유인즉슨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폭력이 그동안 자행되어 왔다는 것이었다. 아내가 병에 걸린 남편을 그토록 방치해온데는 자신이 그동안 당해왔던 학대와 폭력에 대한 복수심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내를 비난하던 사람들은 그 사연을 듣고 안타까워했다. 아내는 지난 30년동안 남편의 무자비한 폭력에 노출돼 생명의 위험마저 느끼며 살았던 것이다. 가정 폭력에 고통스런 나날을 보냈던 이 부부의 아들은 아버지를 원망하는 마음에 1년동안 집을 찾지 않았다.

병원에 옮겨져 보호를 받은 남편은 180cm에 39kg대로 미이라와 같이 앙상한 상태였으나 점차 기력을 회복해가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찾지 않았던 아들도 소식을 듣고 병원에 찾아와 아버지와 대면했고 아내도 역시 남편을 찾아왔다. 이들은 그동안 감정의 골이 깊었던 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좁긴 했지만 결국엔 남편의 사과와 아내도 사과를 하며 일시적으로는 화해국면을 맞는듯 했다.

이날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처음엔 학대를 비난하던 시청자들도 30년동안 가슴에 고통을 안고 산 아내를 생각하며 옹호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가정 폭력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사연을 소개하며 “가정폭력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아내를 절대 비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시댁에서 병든 남편을 수발하지 못하는 이유가 “가난하고 아내가 싫어해서”라는 것을 사람들은 수긍하지 못했다 . 한 네티즌은 “아내는 가게를 보느라 집이 항상 비어 있고 문도 열려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잠깐 와서 돌볼 수 있는 상황이다. 30년동안 아내가 가정폭력에 시달릴 땐 모른척 하더니 이제와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너무 한다”고 글을 남겼다.

취재진도 방송촬영을 위해 남편을 만나려고만 하면 언제든 문을 열고 들어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점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변호사의 법적의견을 들어본 결과 "부부간에는 서로를 보호하고 부양해야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위반할 경우 법적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아내를 옹호하는 시청자들도 "어떤 이유에서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들 부부가 서로에 대한 앙금을 풀고 원만한 부부생활을 영위하기를 바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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