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신입생들이 허망감을 느끼나요?왜 신입생들이 허망감을 느끼나요?

Posted at 2010. 12. 31. 20:12 | Posted in 교양/심리학의이해



사람은 누구나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을 향하여 노력하며, 찾아오는 성취감으로 만족을 구한다. 이렇게 추구하고자 하는 심리적 상태를 우리는 욕구(need)라고 하며, 단계적으로 볼 때 생존의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의 욕구, 존경의 욕구, 자기실현의 욕구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여러가지 욕구들 중 고차원적인 범주에 있는 가치들은 단순히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 무수한 사람들이 많은 노력을 한다. 우리가 대학을 가려는 심리적 동기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매년 많은 새내기들이 좀 더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를 안고 대학에 들어온다.

이미 새내기들의 마음속에는 자존감(self-esteem)이 넘치고, 여기에 버금가는 이상적 성취를 바라는 기대감도 한껏 팽창되어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 동안 참고 견디었던 시간에 대한 보상을 찾기 위해서 새내기들의 성취욕구는 과거 어느 때 보다 활발히 움직인다. 그 활동의 대가로 획득하는 성과들이 때로는 유희로, 때로는 학점으로, 때로는 교우관계의 양상으로 나타난다. 스스로의 삶 속에 중대한 선물을 바치고, 보다 나은 자신의 안녕감(well-being)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욕구를 채우고자 할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 추구되는 이 모든 욕구들이 자신의 뜻한 바대로 충족되지는 않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사실들 속에서 그들은 뭔가 자신의 긍정적인 부분들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또 다른 심리적 기재를 발동시킨다. 이것이 바로 자존감을 계속 긍정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긍정적 편향(positive bias)인 것이다. 즉 사람은 모두가 아주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되기를 바라는 동시에 자신에게는 약간의 긍정적인 평가를 유도하려는 편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자기본위적 편향(self-serving bias)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편향이 새내기들한테 작용되는 것이다.

새내기들이 대학에 들어와서 가지는 기대욕구에 비해 충족되는 부분이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스스로 자괴감을 야기하는 단서들을 억제 혹은 억압시키고, 긍정적인 정보들을 고양시켜서 자존감을 계속 긍정적으로 유지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성취결과를 반영하는 물적, 지적, 관계적 소산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심리적인 안정성을 유지하였더라도, 보상되는 가치들은 부족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신입생들이 경험하게 되는 허무함 내지 허망감의 심리학적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허성호 · 중앙대 심리학 박사

출처 : 중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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