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에 대한 열정은 어디에?A+에 대한 열정은 어디에?

Posted at 2010. 12. 31. 20:06 | Posted in 교양/심리학의이해


우리는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계획하며, 새로운 가치를 추구한다. 그 과정의 서막에서 우리는 늘 기대와 포부를 키우며 희망찬 미래를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학생들의 경우 학점이 그것이다. 매학기마다 수강신청을 할 때면 A+를 향하는 눈빛은 거목도 단숨에 자를듯 날카로우며, 마음가짐 역시 평소 때와는 달리 배가되어 굳은 의지가 솟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학기말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수용해야 하는 현실 앞에서 학기말에 가서는 초기의 마음가짐과는 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학기 초에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이며, 초기의 마음가짐이 왜 학기말이 되면 달라지는 것일까? 학기 초 A+를 확신하는 자신감을 갖는 이러한 현상을 Oskamp(1965)은 ‘과신현상’이라고 하였다. 그의 실험에 따르면 어떠한 사실에 근거한 확신을 가지기 위해 정확성은 사실의 결과에 연관이 있지만, 신념은 상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신이 처음 A+를 받을 거라고 믿는 신념은 결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을 Einhorn과 Hogarth(1978)는 사람들이 ‘확증적 가설검증 방략’을 사용한다는 것에 기인한다. 즉 사람들은 자신의 가설을 부정하는 정보보다 긍정해 주는 정보를 찾는다. 그러한 증거가 누적되면 비록 정보의 가치가 없더라도 더 많은 지지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 여기므로 그에 대한 확신을 더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신 현상은 우연한 확률이 당시 정보와 유사할 때 더 강하게 나타나며, 인간의 인지 능력의 수준과는 무관하게 나타난다고 보고한다.(Dunning 등, 1990)

이렇게 과신을 가지고 학기말에 도달한 학생들은 ‘인지부조화’(Festinger, 1957)를 경험하게 된다. 여기서 인지부조화란 자신의 태도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하며, 인간은 이러한 괴리감을 최소화하고자 한다는 이론이다.

자신이 믿는 신념적 태도와 그동안 수행해 온 행위들의 결과들이 일치하지 않게 된다. 다시 말해서 신념적 태도는 여전히 A+를 유지하였지만, 그 동안의 수행결과로 미루어 추론할 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흔히 나타나는 방법이 바로 그동안 취했던 행동에 걸맞게 기존 신념을 변화시키거나 인지부조화에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것이다. 따라서 학기말에 와서는 인지부조화로부터 오는 괴리감을 극복하기 위해 A+를 위한 굳은 신념의 마음가짐이 느슨함으로 변하는 것이다.

허성호 · 중앙대 심리학 박사

출처 : 중대신문

//